임대차계약에서 임대인의 동의 없는 임차권의 양도

 

1. 임차인(양도인)과 양수인의 관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당사자간의 임차권양도계약은 유효하다. 임차인은 양수인에 대해 임대인의 동의를 얻을 의무를 부담하며, 임대인이 동의하지 않으면 임차인은 타인권리매매에 준하는 담보책임을 진다.

 

2. 임대인과 양수인의 관계

(1) 양수인은 임대인에 대한 관계에서 불법점유자가 된다.

(2) 임대인은 임대차의 해지 없이도 소유권에 기한 물권적 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으나, 임차인과의 임대차관계를 해지하지 않는 한 양수인에 대해 직접 자기에게 목적물을 인도할 것을 청구할 수 없고 임차인에게 반환할 것을 청구할 수 있을 뿐이라고 함이 일반적이다.

(3) 임대인은 임차인에게 차임을 청구할 수 있는 한 용익관련 손해발생은 없으므로 양수인에게 차임에 갈음하는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는 없다. 판례도 임차인이 임대인의 동의를 받지 않고 제3자에게 임차권을 양도하거나 전대하는 등의 방법으로 임차물을 사용·수익하게 하더라도, 임대인이 이를 이유로 임대차계약을 해지하거나 그 밖의 다른 사유로 임대차계약이 적법하게 종료되지 않는 한 임대인은 임차인에 대하여 여전히 차임청구권을 가지므로, 임대차계약이 존속하는 한도 내에서는 제3자에게 불법점유를 이유로 한 차임상당 손해배상청구나 부당이득반환청구를 할 수 없다(대판200777446)고 한다.

 

3. 임대인과 임차인의 관계

(1) 임대인은 해지권을 가진다.

(2) 임대인이 해지하지 않는 한 임차인은 차임지급의무·목적물보관의무 등을 계속 부담하며, 양수인은 임차인의 이행보조자의 지위에 놓인다.

(3) 판례는 제629조의 취지상 임차인이 임대인의 승낙 없이 제3자에게 임차물을 사용·수익하도록 한 경우에도 임차인의 당해 행위가 임대인에 대한 배신적 행위라고 인정할 수 없는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제629조에 의한 해지권은 발생하지 않는다고 하며, 임차권의 양수인이 임차인과 부부로서 임차건물에 동거하면서 함께 가구점을 경영하고 있는 등의 사정은 위특별한 사정에 해당한다(대판9245308)고 한다.

 

[참고 판례]

 

건물철거등

[대법원 1993. 4. 27., 선고, 9245308, 판결]

【판시사항】

. 임차권의 무단양도 또는 전대시 임대인의 계약해지권을 규정한 민법 제629조의 규정취지

. 임차인이 임대인의 승낙 없이 제3자에게 임차물을 사용·수익하도록 한 행위가 임대인에 대한 배신적 행위라고 인정할 수 없는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 임대인에게 임대차계약해지권이 있는지 여부(소극)

. 임차권의 양수인이 임차인과 부부로서 임차건물에 동거하면서 함께 가구점을 경영하고 있는 등의 사정이 위 ""항의 "특별한 사정"에 해당한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

민법 제629조는 임차인은 임대인의 동의 없이 그 권리를 양도하거나 전대하지 못하고, 임차인이 이에 위반한 때에는 임대인은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이는 민법상의 임대차계약은 원래 당사자의 개인적 신뢰를 기초로 하는 계속적 법률관계임을 고려하여 임대인의 인적 신뢰나 경제적 이익을 보호하여 이를 해치지 않게 하고자 함에 있으며, 임차인이 임대인의 승낙 없이 제3자에게 임차물을 사용·수익시키는 것은 임대인에게 임대차관계를 계속시키기 어려운 배신적 행위가 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임대인에게 일방적으로 임대차관계를 종지시킬 수 있도록 하고자 함에 있다.

 

. 임차인이 임대인으로부터 별도의 승낙을 얻은 바 없이 제3자에게 임차물을 사용·수익하도록 한 경우에 있어서도 임차인의 당해 행위가 임대인에 대한 배신적 행위라고 인정할 수 없는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위 법조항에 의한 해지권은 발생하지 않는다.

. 임차권의 양수인이 임차인과 부부로서 임차건물에 동거하면서 함께 가구점을 경영하고 있는 등의 사정이 위 ""항의 "특별한 사정"에 해당한다고 한 사례.

 

【참조조문】

민법 제629

 

【참조판례】

. 대법원 1972.1.31. 선고 712400 판결(20①47), 1993.4.13. 선고 9224950 판결(1993,1379)

 

 

【전문】

【원고, 피상고인】

학교법인 신흥학원

 

【피고, 상고인】

박현순

 

【원심판결】

서울민사지방법원 1992.9.8. 선고 9112720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민사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본다.

1.  민법 제629조는 임차인은 임대인의 동의없이 그 권리를 양도하거나 전대하지 못하고(1), 임차인이 이에 위반한 때에는 임대인은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2)고 규정하고 있는바 이는 민법상의 임대차계약은 원래 당사자의 개인적 신뢰를 기초로 하는 계속적 법률관계임을 고려하여 임대인의 인적 신뢰나 경제적 이익을 보호하여 이를 해치지 않게 하고자 함에 있으며, 임차인이 임대인의 승낙없이 제3자에게 임차물을 사용 수익시키는 것은 임대인에게 임대차관계를 계속 시키기 어려운 배신적행위가 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임대인에게 일방적으로 임대차관계를 종지(終止)시킬 수 있도록 하고자 함에 있다 고 할 것이다.

따라서, 임차인이 임대인으로부터 별도의 승낙을 얻은 바 없이 제3자에게 임차물을 사용·수익하도록 한 경우에 있어서도 임차인의 당해 행위가 임대인에 대한 배신적 행위라고 인정할 수 없는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위의 법조에 의한 해지권은 발생하지 않는다고 해석함이 상당하다.

 

2.  원심판결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1심의 공동피고 이귀안은 1983.11.경 이 사건 대지위에 이 사건 건물을 건축하여 소유하다가, 1심판결 선고 후인 1991.7.8. 그의 처인 피고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쳐준 사실을 인정하고, 위 이귀안은 당초 위 건물을 건축하기에 앞서 원고와의 사이에 위 건물의 부지에 관한 임대차계약을 체결하였는데, 그 임대차계약상 임차인 명의는 위 이귀안으로만 되어 있으나 그의 처인 피고도 당연히 위 임대차계약상 임차권자로서 그 임차권을 보유하는 것이므로 위 건물의 부지를 점유할 권원이 있다는 피고의 주장에 대하여는, 위 이귀안이 1983.10.31. 원고와의 사이에 위 건물부지에 관하여 임대차계약을 체결한 사실과 위 계약체결 당시 피고가 위 이귀안의 처였던 사실은 이를 인정할 수 있으나, 그러한 사정만으로 피고 또한 위 임대차계약상 임차권자로서 그 임차권을 보유하고 있다고 볼 수 없다고 배척하고, 피고는 위 이귀안으로부터 위 건물을 양도받으면서 그 건물부지에 관한 임차권도 아울러 양도받았으며, 이에 대하여 원고가 동의하였거나 사후에 이를 승낙(소급적 추인)하였으므로 피고는 위 건물부지를 점유할 권원이 있다는 피고의 주장에 대하여는, 원고가 위 임차권의 양도에 대하여 동의하였다거나 사후에 승낙하였다는 점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배척하고, 피고에게 위 건물의 철거와 그 부지부분 대지의 인도를 명하였다.

 

3.  기록에 의하면, 이 사건 임대차계약은 위 이귀안과 피고 부부가 그 전부터 경영해 오던 가구점 건물의 부지가 도로부지로 편입됨에 따라 동두천시가 그 건물을 철거시키면서 그 보상 내지는 이주대책의 일환으로 원고에게 알선하여 체결된 것이고, 그 계약에서는 임대기간을 토지의 처분시까지 보장하고 그 처분시에도 임차인의 우선매수권을 보장하였으며, 임대료도 3년차마다 조정하도록 하는등 임차인의 지위가 강화되어 있고, 피고는 위 이귀안과 이 사건 건물에서 동거하면서 함께 상호가 동양가구인 가구점을 경영해 오다가 1988.11.11. 그와 협의이혼을 하면서 그 위자료 명목으로 당시 미등기이던 이 사건 건물을 양도받기로 하고 그때부터는 혼자서 위 가구점을 경영해 왔으며, 1992.3.7. 위 이귀안과 다시 혼인하고 위 건물에서 동거하고 있는 사실이 엿보이는 바(을 제2, 4 1, 8 3, 24, 26, 28, 30, 31, 각 호증, 1심의 현장검증결과), 사정이 이와 같다면 피고는 본래의 임차인인 위 이귀안과 동일한 사업을 수행하면서 그 형식적인 사업주체의 인격만 변경된 것 뿐이고, 더구나 피고는 위 이귀안과 부부간으로서 한 세대를 구성하고 이 사건 건물에서 동거하면서 함께 가구점을 경영해 오고 있었던 터이었고, 그후 다시 위 이귀안과 혼인하여 같은 건물에 동거하고 있는 바여서, 실질적으로 임대인인 원고의 인적 신뢰나 경제적 이익을 해치는 것도 아니고, 이와 같은 경우에는 임대차관계를 계속시키기 어려운 배신적 행위라고 인정할 수 없는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원고에게는 계약해지권이 발생하지 아니하고 피고는 위 임차권의 양수나 이에 터잡은 사용·수익을 임대인인 원고에게 주장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 옳을 것이다.

그렇다면 원심판결에는 임대인의 승낙없이 제3자가 임차물을 사용·수익하는 경우의 법률관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고, 논지는 이 범위안에서 이유 있다.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최종영(재판장) 최재호 배만운(주심) 김석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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