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갈죄의 의의, 보호법익 및 구성요건 (형법 제350)

 

1. 의의 및 보호법익

공갈죄란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에게 공포심을 일으켜 재물의 교부를 받거나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재물의 교부를 받거나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게 하는 범죄를 말한다.

 

공갈죄는 폭행 또는 협박을 그 수단으로 한다는 점에서 강도죄와 유사하지만, 강도죄에서의 폭행 또는 협박이 항거가 불가능한 정도에 이를 것을 요하는 반면에, 공갈죄에서의 폭행 또는 협박은 이러한 정도에 이를 것을 요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구별된다. 또한 공갈죄는 상대방의 하자 있는 의사표시를 요한다는 점에서 사기죄와 유사하지만, 사기죄는 기망이라는 수단을 사용하는 반면에, 공갈죄는 폭행 또는 협박을 수단으로는 사용한다는 점에서 구별된다.

 

공갈죄의 보호법익은 재산과 개인의 의사결정의 자유이며, 보호의 정도는 침해범이다.

 

2. 구성요건

 

(1) 객체

공갈죄의 객체는 타인이 점유하는 타인의 재물 또는 재산상의 이익이다. 이와 같이 공갈죄의 대상이 되는 재물은 타인의 재물을 의미하므로, 사람을 공갈하여 자기의 재물의 교부를 받는 경우에는 공갈죄가 성립하지 아니한다.

 

타인의 재물인지의 여부는 민법, 상법, 기타의 실체법에 의하여 결정되는데, 금전을 도난당한 경우 절도범이 절취한 금전만 소지하고 있는 때 등과 같이 구체적으로 절취된 금전을 특정할 수 있어 객관적으로 다른 금전 등과 구분됨이 명백한 예외적인 경우에는 절도 피해자에 대한 관계에서 그 금전이 절도범인 타인의 재물이라고 할 수 없다.(대법원 2012. 8. 30. 선고 20126157 판결)

 

(2) 실행행위

공갈죄의 실행행위는 사람을 폭행 또는 협박하여, 상대방으로 하여금 공포심을 일으키게 하고, 피공갈자가 공포심에 기하여 처분행위를 하고, 자기 또는 제3자가 재물 또는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해야 한다.

 

1) 폭행 또는 협박

 

① 폭행

폭행이란 사람에 대한 유형력의 행사를 말한다. 반드시 사람의 신체에 대한 것일 필요는 없고, 사람에 대한 것이면 족하다. 절대적 폭력의 행사인 경우에는 피해자의 처분행위 자체를 인정할 수 없으므로 공갈죄의 폭행은 일정한 처분행위를 하도록 강요하는 강제적 폭력에 국한된다.

공갈죄는 강도죄와 달리 항거불가능한 정도의 폭행을 요하지 아니한다.

 

② 협박

협박이란 해악을 고지하여 상대방으로 하여금 공포심을 일으키게 하는 행위를 말한다. 여기서의 상대방은 처분행위를 할 수 있을 정도의 의사능력이 있음을 요한다. 공갈죄의 수단인 협박은 사람의 의사결정의 자유를 제한하거나 의사실행의 자유를 방해할 정도로 겁을 먹게 할 만한 해악을 고지하는 것을 말하는데, 해악의 고지는 반드시 명시적인 방법이 아니더라도 말이나 행동을 통해서 상대방으로 하여금 어떠한 해악에 이르게 할 것이라는 인식을 갖게 하는 것이면 족하고(대법원 2005. 7. 15. 선고 20041565 판결), 피공갈자 이외의 제3자를 통해서 간접적으로 할 수도 있으며, 행위자가 그의 직업, 지위 등에 기하여 불법한 위세를 이용하여 재물의 교부나 재산상 이익을 요구하고 상대방으로 하여금 그 요구에 응하지 않을 때에는 부당한 불이익을 당할 위험이 있다는 위구심을 일으키게 하는 경우에도 해악의 고지가 된다.(대법원 2013. 4. 11. 선고 201013774 판결)

 

고지된 해악의 실현은 반드시 그 자체가 위법한 것임을 요하지 아니하며, 해악의 고지가 권리실현의 수단으로 사용된 경우라고 하여도 그것이 권리행사를 빙자하여 협박을 수단으로 상대방을 겁을 먹게 하였고, 권리실행의 수단 방법이 사회통념상 허용되는 정도나 범위를 넘는다면 공갈죄가 성립한다.(대법원 2007. 10. 11. 선고 20076406 판결)

 

공갈의 상대방이 재산상의 피해자와 같아야 할 필요도 없다.

해악이 진실한 사실인 경우뿐만 아니라 허위의 사실인 경우에도 협박이 될 수 있다.(대법원 1961. 9. 21. 선고 4294형상385 판결)

 

하지만 그 해악이 객관적으로 실현불가능한 경우라고 할지라도 상대방이 실현가능한 것으로 인식할 정도는 되어야 한다. 또한 해악은 고지자가 해악의 발생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해악이어야 한다.

 

그 해악에는 인위적인 것뿐만 아니라 천재지변 또는 신력이나 길흉화복에 관한 것도 포함될 수 있으나, 다만 천재지변 또는 신력이나 길흉화복을 해악으로 고지하는 경우에는 상대방으로 하여금 행위자 자신이 그 천재지변 또는 신력이나 길흉화복을 사실상 지배하거나 그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으로 믿게 하는 명시적 또는 묵시적 행위가 있어야 공갈죄가 성립한다.(대법원 2002. 2. 8. 선고 20003245 판결)

 

2) 처분행위

재산상 이익의 취득으로 인한 공갈죄가 성립하려면 폭행 또는 협박과 같은 공갈행위로 인하여 피공갈자가 재산상 이익을 공여하는 처분행위가 있어야 한다. 물론 그러한 처분행위는 반드시 작위에 한하지 아니하고 부작위로도 족하여서, 피공갈자가 외포심을 일으켜 묵인하고 있는 동안에 공갈자가 직접 재산상의 이익을 탈취한 경우에도 공갈죄가 성립할 수 있다.

 

여기서 처분행위란 피공갈자 또는 제3자에게 재물을 교부하거나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게 하는 행위를 말한다.

 

3) 재물 또는 재산상의 이익의 취득

공갈죄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본인 또는 제3자가 재물의 교부를 받거나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해야 한다.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 제1항 소정의이득액이란 거기에 열거된 범죄행위로 인하여 취득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취득하게 한 불법영득의 대상이 된 재물이나 재산상 이익의 가액의 합계인 것이지 궁극적으로 그와 같은 이득을 실현할 것인지, 거기에 어떠한 조건이나 부담이 붙었는지 여부는 영향이 없다.(대법원 2000. 2. 25. 선고 994305 판결)

 

4) 재산상의 손해 발생

공갈죄가 성립하기 위해서 재산상의 손해가 발생하여야 하는가에 대하여는 학설의 대립이 있지만, 재산상의 손해발생을 요하지 않는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한편 피공갈자의 하자 있는 의사에 기하여 이루어지는 재물의 교부 자체가 공갈죄에서의 재산상 손해에 해당하므로, 반드시 피해자의 전체 재산의 감소가 요구되는 것도 아니다.(대법원 2013. 4. 11. 선고 201013774 판결)

 

(3) 인과관계

폭행 또는 협박, 피공갈자의 공포심의 발생, 처분행위, 재물 또는 재산상의 이익의 취득 사이에는 인과관계가 있어야 한다.

 

3. 미수

공갈죄의 미수범은 처벌한다(352). 공갈죄의 실행의 착수시기는 폭행 또는 협박을 개시한 때이며, 기수시기는 재물 또는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한 때이다.

 

4. 죄수 및 다른 범죄와의 관계

 

(1) 죄수

한 사람을 폭행 또는 협박하여 그가 관리하는 수인의 재물 또는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한 경우에는 공갈죄의 단순일죄에 해당한다. 수인을 폭행 또는 협박한 경우에는 상상적 경합 또는 실체적 경합이 된다.

 

(2) 다른 범죄와의 관계

 

대법원 1994. 12. 22. 선고 942528 판결

공무원이 직무집행의 의사 없이 또는 직무처리와 대가적 관계없이 타인을 공갈하여 재물을 교부하게 한 경우에는 공갈죄만이 성립하고, 이러한 경우 재물의 교부자가 공무원의 해악의 고지로 인하여 외포의 결과 금품을 제공한 것이라면 그는 공갈죄의 피해자가 될 것이고 뇌물공여죄는 성립될 수 없다.

 

대법원 1985. 6. 25. 선고 842083 판결

피고인이 투자금의 회수를 위해 피해자를 강요하여 물품대금을 횡령하였다는 자인서를 받아낸 뒤 이를 근거로 돈을 갈취한 경우, 피고인의 주된 범의가 피해자로부터 돈을 갈취하는 데에 있었던 것이라면 피고인은 단일한 공갈의 범의 하에 갈취의 방법으로 일단 자인서를 작성케 한 후 이를 근거로 계속하여 갈취행위를 한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므로 위 행위는 포함하여 공갈죄 일죄만을 구성한다고 보아야 한다.

 

[형법 조항]

 

350 (공갈)

① 사람을 공갈하여 재물의 교부를 받거나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한 자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전항의 방법으로 제삼자로 하여금 재물의 교부를 받게 하거나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게 한 때에도 전항의 형과 같다.

 

351 (상습범)

상습으로 제347조 내지 전조의 죄를 범한 자는 그 죄에 정한 형의 2분의 1까지 가중한다.

 

352 (미수범)

347조 내지 제348조의2, 350조와 제351조의 미수범은 처벌한다.

 

353(자격정지의 병과)

본장의 죄에는 10년 이하의 자격정지를 병과할 수 있다.

 

354(친족간의 범행, 동력)

328조와 제346조의 규정은 본장의 죄에 준용한다.

반응형
  • 네이버 블러그 공유하기
  • 네이버 밴드에 공유하기
  • 페이스북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Law News에서 제공하는 모든 정보는 국내외의 법률과 판례에 기초한 일반적인 법률정보 입니다.

 

본 블로그에서 제공한 정보는 학술적 목적 또는 일반 정보제공 목적이므로 구체적인 법률적 판단에 그대로 적용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본 블로그의 글은 단순 참고용으로만 활용하시고 구체적인 법률 판단 및 조치를 위해서는 반드시 사전에 법률전문가의 자문을 받으시기 바랍니다.

 

공지사항 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