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행치사상죄와 관련된 판례의 태도 (형법 제262)

 

1. 폭행치사상죄의 의의

폭행치사죄는 결과적 가중범으로서 폭행과 사망의 결과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는 외에 사망의 결과에 대한 예견가능성 즉 과실이 있어야 한다.

이러한 예견가능성의 유무는 폭행의 정도와 피해자의 대응상태 등 구체적 상황을 살펴서 엄격하게 가려야 하며, 만연히 예견가능성의 범위를 확대해석함으로써 형법 제15조 제2항이 결과적 가중범에 책임주의의 원칙을 조화시킨 취지를 몰각하여 과실책임의 한계를 벗어나 형사처벌을 확대하는 일은 피하여야 할 것이다.

 

2. 판례의 태도

 

(1) 폭행치사상죄가 성립하는 경우

종교적 기도행위의 일환으로서 기도자의 기도에 의한 염원 내지 의사가 상대방에게 심리적 또는 영적으로 전달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인정할 수 있는 한도 내에서 상대방의 신체의 일부에 가볍게 손을 얹거나 약간 누르면서 병의 치유를 간절히 기도하는 행위는 그 목적과 수단면에서 정당성이 인정된다고 볼 수 있지만, 그러한 종교적 기도행위를 마치 의료적으로 효과가 있는 치료행위인 양 내세워 환자를 끌어들인 다음, 통상의 일반적인 안수기도의 방식과 정도를 벗어나 환자의 신체에 비정상적이거나 과도한 유형력을 행사하고 신체의 자유를 과도하게 제압하여 환자의 신체에 상해까지 입힌 경우라면, 그러한 유형력의 행사가 비록 안수기도의 명목과 방법으로 이루어졌다 해도 사회상규상 용인되는 정당행위라고 볼 수 없다. 기도원운영자가 정신분열증 환자의 치료 목적으로 안수기도를 하다가 환자에게 상해를 입힌 사안에서, 장시간 환자의 신체를 강제로 제압하는 등 과도한 유형력을 행사한 것으로서사회상규상 용인되는 정당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 (대법원 2008. 8. 21. 선고 20082695 판결)

 

안수기도는 환자의 환부나 머리에 손을 얹고 또는 약간 누르면서 환자를 위해 병을 낫게 하여 달라고 하나님께 간절히 기도함으로써 병의 치유함을 받는다는 일종의 종교적 행위이고 그 목적 또한 정당하겠으나, 기도행위에 수반하는 신체적 행위가 단순히 손을 얹거나 약간 누르는 정도가 아니라 그것이 지나쳐서 가슴과 배를 반복하여 누르거나 때려 그로 인하여 사망에 이른 것과 같은 정도의 것이라면 이는 사람의 신체에 대한 유형력의 행사로서 폭행의 개념에 속하는 행위이고, 비록 안수기도의 방법으로 행하여졌다고 하더라도 신체에 대하여 유형력을 행사한다는 인식과 의사가 있으면 폭행에 대한 인식과 의사 즉 고의가 있는 것이며, 이를 적법한 행위라고 오인했다고 하더라도 그 오인에 정당성을 발견할 수 없다. (대법원 1994. 8. 23. 선고 941484 판결)

 

피고인들이 공동하여 피해자를 폭행하여 당구장 3층에 있는 화장실에 숨어 있던 피해자를 다시 폭행하려고 피고인 갑은 화장실을 지키고, 피고인 을은 당구치는 기구로 문을 내려쳐 부수자 위협을 느낀 피해자가 화장실 창문 밖으로 숨으려다가 실족하여 떨어짐으로써 사망한 경우에는 피고인들의 위 폭행행위와 피해자의 사망 사이에는 인과관계가 있다고 할 것이므로 폭행치사죄의 공동정범이 성립된다. (대법원 1990. 10. 16. 선고 901786 판결)

  

피고인이 피해자의 멱살을 잡아 흔들고 주먹으로 가슴과 얼굴을 1회씩 구타하고 멱살을 붙들고 넘어뜨리는 등 신체 여러 부위에 표피박탈, 피하출혈 등의 외상이 생길 정도로 심하게 폭행을 가함으로써 평소에 오른쪽 관상동맥폐쇄 및 심실의 허혈성심근섬유화증세 등의 심장질환을 앓고 있던 피해자의 심장에 더욱 부담을 주어 나쁜 영향을 초래하도록 하였다면, 비록 피해자가 관상동맥부전과 허혈성심근경색 등으로 사망하였더라도, 피고인의 폭행의 방법, 부위나 정도 등에 비추어 피고인의 폭행과 피해자의 사망과 간에 상당인과관계가 있었다고 볼 수 있다. (대법원 1989. 10. 13. 선고 89556 판결)

 

(2) 폭행치사상죄가 성립하지 않는 경우

원심은 피고인과 피해자는 원심판시 삼해공업주식회사 총무부창고계에 근무하던 직장 동료들로서 1988. 12. 24. 15:40경 위 회사 창고내의 탈의실에서 다른 직원 5명과 함께 소주 2리터들이 1병을 나누어 마신 후 피해자는 창고내에서 철로프에 실을 감는 스빙기계작업을 하고 피고인등 나머지 직원은 창고밖에서 포장작업을 하던 중, 같은 회사 연사부 직원인 김영국이 같은 연사부직원 원경국의 결혼 댕기풀이로 소주와 돼지고기 안주를 가지고 와서 피해자에게 맡겨두고 간 뒤에 피고인이 창고안으로 들어와 피해자에게 연사부에서 소주와 돼지고기를 가져왔더냐고 물었으나 피해자가 소주와 김치만 가져왔더라고 대답하자 창고 내를 뒤지다가 피해자가 마지못해 내놓은 박스안에 돼지고기 등이 들어있는 것을 보고 그 돼지고기를 손에 들고 "이래도 고기가 아니나, 너 혼자 다 먹으려고 숨겨두었다가 이제야 내놓는가"라고 소리치며 피해자의 얼굴에 대고 삿대질을 하자 이를 피하기 위해 피해자가 뒷걸음질로 두세 발짝 물러서다가 한 시간 전에 마신 술로 취해 있던 관계로 위 창고 내에 설치되어 바닥에 가까운 높이에서 수평으로 회전중이던 십자형 스빙기계 철받침대(받침대 직경 98cm, 12.5cm, 두께 6.5cm)에 발이 걸려 뒤로 넘어지면서 머리 부분이 시멘트 바닥에 부딪쳐 두정부좌상과 두개골골절로 소뇌와 대뇌에 지주막하출혈이 생기는 상해를 입고, 그 날 저녁 부산 동구 좌천동 소재 봉생신경외과에 입원가료 중 1989. 1. 3. 09:40경 뇌좌상중증 등으로 사망하였다. 이 사건에서 피고인이 물건을 손에 들고 피해자의 면전에서 삿대질을 하여두어 걸음 뒷걸음치게 만든 행위는 피해자에 대한 유형력의 행사로서 폭행에 해당하므로 피해자가 뒤로 넘어지면서 시멘트 바닥에 머리를 부딪쳐 두개골골절 등의 상해를 입고 사망하였다면 위 폭행과 사망의 결과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그 사망의 결과에 대하여 피고인에게 폭행치사의 죄책을 물으려면 피고인이 위와 같은 사망의 결과발생을 예견할 수 있었음이 인정되어야 할 것인바,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상당한 힘을 가하여 넘어뜨린 것이 아니라 단지 동료 사이에 말다툼을 하던 중 피고인이 삿대질하는 것을 피하고자 피해자 자신이 두어걸음 뒷걸음치다가 장애물에 걸려 넘어진 정도라면, 당시 피해자가 서있던 바닥에 장애물이 있어서 뒷걸음치면 장애물에 걸려 넘어질 수 있다는 것까지는 예견할 수 있었다고 하더라도, 그 정도로 넘어지면서 머리를 바닥에 부딪쳐 두개골절로 사망한다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어서 통상적으로 일반인이 예견하기 어려운 결과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대법원 1990. 9. 25. 선고 901596 판결)

 

피고인은 피고인의 앞가슴을 잡고 있는 피해자의 손을 떼어내기 위하여 피고인의 왼손으로 앞가슴을 잡고 있는 피해자의 오른손을 뿌리치다가 피고인의 손등부분이 피해자의 얼굴에 잘못 맞은 것이지 의도적으로 피해자의 얼굴을 구타하여 넘어뜨린 것은 아니라고 변소하고 있는 바 피고인의 변소내용과 같이 피고인이 피고인의 앞가슴을 잡고 있는 피해자의 손을 떼어내기 위하여 피해자의 손을 뿌리친 것에 불과하다면 그와 같은 행위는 피해자의 불법적인 공격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한 본능적인 소극적 방어행위에 지나지 아니하여 사회통념상 허용될 상당성이 있는 위법성이 결여된 행위라고 볼 여지가 있다 할 것이고 위 행위가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 행위로서 위법성이 결여된 행위로 인정된다면 그 행위의 결과로 피해자가 사망하게 되었다 하더라도 피고인을 폭행치사죄로 처벌할 수는 없다고 해석되므로 원심으로서는 피고인의 변소내용이 진실된 것인 지의 여부를 가려 이를 배척할 수 있는 경우가 아니라면 피고인을 처벌할 수 없다 할 것임에도 불구하고 기록상 피고인의 변소내용을 배척할만한 뚜렷한 증거가 나타나 있지 아니한 이 사건에서 이에 이르지 아니한 채 피고인을 유죄로 단정 폭행치사죄로 의율하였음에는 심리미진과 채증법칙위배로 인한 사실오인이나 정당행위와 폭행치사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 할 것이므로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논지는 이유있다. (대법원 1987. 10. 26. 선고 87464 판결)

 

압류표시를 떼어 달라고 매달리는 피해자를 피하기 위하여 이를 뿌리치고 나온 것에 불과하다면 그 과정에서 피해자가 다소의 상처를 입었다고 하더라도 그 사실만으로는 피고인을 상해죄 또는 폭행치상죄로 문의할 수 없다. (대법원 1985. 5. 14. 선고 85466 판결)

 

피고인의 폭행정도가 서로 시비하다가 피해자를 떠밀어 땅에 엉덩방아를 찧고 주저않게 한 정도에 지나지 않은 것이었고 또 피해자는 외관상 건강하여 전혀 병약한 흔적이 없는 자인데 사실은 관상동맥경화 및 협착증세를 가진 특수체질자이었기 때문에 위와 같은 정도의 폭행에 의한 충격에도 심장마비를 일으켜 사망하게 된 것이라면 피고인에게 사망의 결과에 대한 예견가능성이 있었다고 보기 어려워 결과적 가중범인 폭행치사죄로 의율할 수는 없다. (대법원 1985. 4. 3. 선고 85303 판결)

 

[형법 조항]

 

262 (폭행치사상)

2조의 죄를 범하여 사람을 사상에 이르게 한 때에는 제257조 내지 제259조의 예에 의한다.

 

폭행의 죄(죄, 죄, 죄, 죄, 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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